本文译自韩国作者 장영희(汉字:张英姬)的散文作品《루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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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起来听一下露西奶奶的之字形人生论叭!
가끔 우리는 '운명의 장난'이라는 표현을 쓰는데,이는 예기치 않았던 어떤 일로 말미암아 엉뚱한 일이 발생하거나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의 행로가 바뀔 때 사용하는 말이다.
有时候我们会用“命运的恶作剧”这个词来形容出乎意料的事儿,或是非我们所愿生活状况突然改变的时候。
예를 들어 이북에 두고 온 남편을 오랜 세월 동안 기다리다가 결혼하니 바로 다음 날 남편이 찾아왔다든가.이제껏 자식으로 알고 키웠던 아이가 후에 보니 출산 시 산부인과에서 바뀐 다른 사람의 아이였다든가 하는 것은 '운명의 장난'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또 이와 같이 소설 속에나 나옴직한 극적인 예가 아니더라도 여자 친구 모르게 다른 여자와 극장에 갔는데 바로 극장 앞에서 여자 친구와 맞닥뜨린다든가,무심히 발밑의 돌부리를 찼는데 하필이면 지나가던 선생님의 머리에 맞았다든가 하는 등 일상에서도 '운명의 장난'에 해당하는 예는 허다하다.
比如一直等着身在朝鲜的丈夫回来,很久都没有音讯,但刚和别人一结婚第二天原来的丈夫就找回家来了;一直当作自己孩子来养,后来却发现是当初生孩子的时候妇产科给搞错了的,也只能说是“命运的恶作剧”了。还有像小说剧情似的,和别的女生偷摸着去电影院,却正好在门口碰着了自己的女朋友。漫不经心地踢着脚下的小石头,却刚好砸中路过的老师的头等等,在日常生活中这样“命运的恶作剧”的例子可太多了。
2001년 5월 23일 한국의 모 일간지에는 '장영희 교수의 미국에서의 작은 승리'라는 타이틀과 함께 보스턴에서의 나의 '무용담'이 보도되었다.기사에는 내가 살고 있는 7층 아파트 건물의 하나밖에 없는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서 꼭대기 층에 사는 내가 3주일간 행동이 자유롭지 못 했고,그래서 내가 이 아파트를 관리하는 부동산 회사에 정상적인 학문활동과 사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른 아파트로 옮겨 달라고 하자 부동산 회사가 법적인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으며,그때부터 나와 보스턴 최대 부동산 회사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그리고 이 일이 미국의 주요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의 수도권 뉴스 1면에 '미국 장애인들의 귀감이 된 동양에서 온 어느 장애인 여교수의 투쟁'이란 제목의 톱기사로 보도되었고,NBC TV에서 나를 인터뷰하여 저녁 뉴스 시간에 내보냈다는 이야기,그래서 결국은 부동산 회사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약간의 보상과 함께 앞으로 장애인 세입자에 관한 특별한 배려를 약속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2001年5月23日,韩国某日报中有篇名为《张英姬教授在美国的小胜利》的报道,与此同时波士顿也报道了我的“战斗故事”。这报道的内容是,我家7层公寓楼里唯一的电梯坏了,住在顶层的我三个星期都不能自由地出门,所以我就向管理公寓的房产公司反应,希望能让我搬到他们其他的楼里,以便我去参与文学活动和社交活动。但房产公司以没有此类法定义务而拒绝了我的请求。从那时候起,我与波士顿最大的房产公司的“战争”就开始了,美国主要日报《国际波士顿》以头条新闻报道了名为《东方残障教授的斗争,美国残障人士的楷模》的事迹;NBC TV对我进行了采访,然后在晚间新闻中播出了。还报道了房产公司承认错误,给我一些补偿,承诺今后将对残障住户给予更多关怀的后续。
사실 실제로 위의 일이 일어난 것은 한 달 전이었으나 뒤늦게 국내 일간지에서 <보스턴 글로브>의 기사를 발견하고 기사로 다룬 것이다.이 기사가 나가고 나서 나는 다시 한참 동안 팔자에 없는 '유명세'에 시달렸다.여러 사람들이 격려 메시지를 보내왔을 뿐만 아니라 거액의 보상금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데 왜 부동산 회사를 정식으로 고소하지 않았는지 등,여러 가지 일들을 궁금해했다.하지만 막상 나는 다른 일도 아닌 고장 난 엘리베이터 때문에 '국제적'으로 매스컴을 탔다는 것이 좀 민망스러울 뿐더러,뒷간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더니 그때만 해도 그렇게 안타깝고 속상하던 사건이,다시 엘리베이터가 정상화되고 일상으로 돌아오고 나니 아득한 꿈처럼 느껴질 뿐이다.그래서인지 신문 기사들이 다루는 '사실적' 엘리베이터 사건보다 내 마음에 더 깊이 남아 있는 사건은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것을 계기로 루시 메리안 할머니와 만나게 된 일이다.루시 할머니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80세쯤 되는 노인인데,한번은 층계를 천천히 한 계단씩 올라가는 나를 보고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911 구조대(미국의 119)에 신고를 했다.곧 한적한 거리에 커다란 소방차 두 대가 사이렌 소리도 요란하게 나타났고,온 동네 사람이 다 쳐다보는 가운데 구조대원 네 명이 나를 작은 소방용 의자에 앉혀 가마처럼 7층까지 들어 올렸다.
其实这些事情都是1个月前发生的,可在这之后韩国国内日报发现了波士顿日报上关于我的报道,于是也进行了刊登。因此我在好一段时间里都被这莫名的“出名税”给折磨着。很多人不仅给我发来激励的短信,还有关于应该申诉高额补偿,为什么不正式起诉房产公司的疑问等。可是说真的,我这也不是什么大事情,现在却因为这电梯,让我不仅陷入“国际化”大众媒体的风潮里难受着,还简直像去厕所前出厕所后的心情一样,既惋惜又伤心,感觉想让电梯恢复正常,生活恢复平静就跟做梦一样完全不可能了。所以吧,比起新闻报道里“真实”电梯事件,与露西玛丽老奶奶的相遇在我心里留下了更深的印象。露西奶奶是和我住同一幢楼里的邻居,大约80岁左右。有一次她看到我慢慢地一格一格爬着楼梯,非常心疼,就打了美国119求助电话。闲静的街上很快开来了2辆响着警笛的消防车,就在附近邻居们的注视下,4位消防队员们让我坐在消防用的高层椅上,像个小轿子一样把我送到了7楼。
그 이후 내가 외출했다 돌아올 때면 4층에 있는 할머니의 아파트는 종종 나의 중간 쉼터가 되어 주었다.함께 사는 조카가 출근하고 나면 안 그래도 말벗이 필요했던 할머니는 내가 갈 때마다 간단한 음식까지 내놓고 많은 얘기를 했다.
从那之后我每次出门回来的时候,4楼老奶奶家就成为了我的中间休息站。如果老奶奶的侄子上班去了,或者没去的时候,老奶奶都很想有个话伴儿,每次我一到就给我准备些简单的吃的,和我聊很久。
할머니는 말버릇처럼 아주 하찮은 일에도 '운명의 장난으로(by twist of fate)'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예를 들면 '운명의 장난오로' 자기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드라마를 보려는데 마침 그때 중요한 전화가 걸려 오는 바람에 보지 못했다든가,같이 사는 조카가 시금치를 사러 갔더니 '운명의 장난으로' 그날따라 시금치가 떨아졌다든가 등등,좀 우스운 일에까지 '운명의 장난'을 갖다 붙였다.
老奶奶像口头禅一样总爱说“命运的恶作剧”,连遇到鸡毛蒜皮的小事儿也爱这么说。比如,因为“命运的恶作剧”,原本等了很久很想看的电视剧终于要播了,正好来了个很重要的电话而没看成;打算给侄子买菠菜回来烧,因为“命运的恶作剧”那天菠菜正好都卖完了之类,连有些滑稽的小事儿也都称为“命运的恶作剧”。
루시 할머니는 이 아파트에서 30년 이상을 살고 있지만,'운명의 장난으로'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다.젊었을 때 엘리베이터 걸이었던 할머니는 어느 날 갑자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숨이 막히면서 다시는 그 네 벽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은 지독한 공포에 휩싸였고,그 후 좁은 공간에 가기만 하면 가슴이 조여 오는 협소공포증이 생겼다는 것이다.
虽然露西奶奶在这楼里已经住了30多年,但她和我说因为“命运的恶作剧”她没法儿乘这电梯。她年轻的时候做过电梯小姐的工作,有一天电梯门突然关上的一瞬间,她的呼吸仿佛停滞了,有着陷入这四面密封的空间里再也不能出去的恐惧感,从那以后只要在狭窄的空间里就心口不自觉得揪紧,患上了密闭恐惧症。
이제는 거동마저 불편해져서 엘리베이터를 못 타는 게 여간 불편하지 않지만,외출을 아예 않거나 꼭 해야 하면 여전히 층계로 다닌다고 했다.엘리베이터를 못 타게 된 '운명의 장난'에 대해 탄식조로 말하던 그녀가 갑자기 생기를 띠며 말했다.
对于已经行动不便的露西奶奶来说,不能用电梯可谓是相当的不方便,但她要么干脆不出门,非要出去的话也依然走楼梯上下。这让我突然想起因为不能乘电梯这“命运的玩笑”而叹息的女子。
"그런데 영희,'운명의 장난'은 항상 양면적이야.늘 지그재그로 가는 갓 같아.나쁜 쪽으로 간다 하면 금방 '아,그것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었군'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일이 생기거든.협소공포증이 생겨 엘리베이터 걸을 그만두고 나서 나는 정원 장식용품 가게에 점원으로 취직했고,거기서 죽은 우리 남편을 만났지.재작년 그 사람이 죽을 때까지 우린 53년을 같이 살았어.남편을 만난 건 내 삶에서 가장 큰 축복이었어."
“但是英姬啊,’命运的恶作剧‘常常有两面性。就像之字形一样。如果到了坏的一边,马上想‘啊呀,这不是那么坏的事儿呀’,就会有好事发生。因为密闭恐惧症我就没再做电梯小姐了,之后在花园装饰用品店当店员,就在那儿遇见了我已经去世的丈夫。直到前年他走的时候,我们已经在一起生活了53年。遇见他是我这一生最大的福气。“
안식년을 맞아 몸과 마음을 좀 '안식'하기 위해 이곳에 온 내게 엘리베이터 사건 자체는 나쁜 '운명의 장난'에 속하지만,그 일로 인해 나는 루시 할머니를 만났고,가마 타고 7층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호사도 누려 보았고,이 세상에 참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달았고,또 이렇게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생겼으니 루시 할머니의 '지그재그' 운명론이 실제로 증명된 셈이다.
我为了在安息年好好放松一下身体和心情来了这里,对我来说电梯事件本身算是个坏“命运的恶作剧”,但也正是通过这件事才让我认识了露西奶奶,享受了坐轿子上7层顶楼的体验,重新认识到这世界上好人很多,也有了像这样能跟大家分享的故事,算是从事实上验证了露西奶奶的“之字形”人生论。
译者感想:
命运每天都在跟我恶作剧……
为了不迟到没洗头就赶去学校
然而突然门口的车都被一辆巴士堵住了
顶着油头上一天的课可不是说着玩玩的 0-0
但说好的之字形呢!?后来怎么没好事儿了呢……